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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않아 커피를 물잔에 가지라구. 할 의[이슬기의 미다시]
[미디어오늘 이슬기 프리랜서 기자]



▲ 딥페이크 (Deepfake). 사진=gettyimagesbank



딥페이크 성착취를 취재한 경험 때문에, 관련 토론회에 가끔 패널로 나간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걔네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검거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98%가 남성이고, 그 가운데 10대가 8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의 99%가 여성(시큐리티히어로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일 만치 확실한 젠더 기반 폭력이다. 나는 이러한 개인대부업체 통계와 함께 내가 목도한 '지인능욕방'의 대화, 딥페이크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여성혐오의 레토릭을 토대로 “딥페이크는 놀이”라는 가해자의 특성을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스스로도 해갈되지 않는 궁금증에 답답해 했다. 진짜, 그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전 세계 전세금담보대출금리 꼴찌인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을 보고 머리를 감싸쥐는 영상인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군요”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라는 주제로 나온다고 했을 때 내가 기대한 것은 '젊은 남성들은 대체 왜 그러는가'에 대한 해답이었다. 나의 기대를 반영하듯 강연은 4부에 걸쳐 한국의 신한카드자동차할부금융 '2030' 남성들의 보수화, 심각한 저출생, 직장 내 워킹맘이 겪는 성 편견, 극우 정치의 세계적인 부상을 다뤘다.
강연에서 윌리엄스는 신자유주의의 등장이 이 모든 것을 촉발했다고 간명하게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 간 중산층 노동자들이 물질적 풍요를 누렸으나, 많은 일자리가 저개발 국가로 옮겨가면서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일자리 코발트스크랩 의 질이 악화됐다. 한국의 경우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모멘텀이 됐다. 이후 노동법이 바뀌면서 비정규직 고용이 늘었고,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40~60%에 불과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됐다.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 일자리와 집을 가졌던 시대에 자란 남성들은, 아버지가 가졌던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이에 분노한 미국과 유럽의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 금리 남성들은 이민자를 탓하지만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을 탓합니다.” 무릇 가장 약한 고리로 향하게 돼 있는 분노라는 것이,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민자로 향했다면 한국에서는 또래 여성들에게로 향했다는 분석이다.



▲ EBS 창사특집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갈무리. 사진=EBS 홈페이지



윌리엄스는 한국의 젊은 남성들에게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 세대의 압박에서 벗어나 더 매력적인 미래상으로 현재의 부당함과 상실감을 상쇄해 줘야 한다”며 여성들의 여건 개선 못지 않게 남성들 여건 개선도 중요하다고 전한다. 노동법을 개혁해 기업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말이다. 남성들이 아버지 시절의 '가장' 자리로 돌아가는 데는 '여건 개선'이 주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부장제를 타파해 여성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 더욱 중하고 무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구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노동 계층의 남성성과 교묘하게 연결되며, 계층 간 분노를 남성성 경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윌리엄스의 진단은 적확하고 입체적이었다. '저출생 해법'이라는 대전제 하에 한국은 세계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직장 내 워킹맘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백번 옳다. 그러나 남성과 성애적으로 엮이길 거부하는 4B(비연애·비성관계·비결혼·비출산) 운동마저 등장한 한국적 맥락에서 보면 강연에서 젠더 폭력을 다루지 않은 것은 영 아쉽다.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지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자의 절반이 한국 여성일 만큼 한국은 디지털성폭력의 최전선이다. 비출산이 성차별적인 사회에 대항하는 전략이자 정치적 협상의 지렛대로도 작용하는 게 한국적 현실인데, 이를 건너뛰고 '저출생'에만 몰두하니 어딘가 맥 빠지는 진단이자 해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6월에 방영된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에서 그는 “(한국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지만, “낳지 않겠다”는 플로우도 명확히 존재하는 게 한국이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나무위키



그래서 보는 내내 나는 '이러한 거시적 조망보다 같은 반 여자애 사진으로 딥페이크를 만드는 유해한 남성성의 근원 같은 얘기를 내가 보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에 잠겼다. 토론회에서 자주 듣는 “걔네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에 직접적으로 답할 수 있는, 한국적 현실에 맞닿아있는 얘기를. 사실 '걔네'는 엄밀히 말하면 '우리'다.

마침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의 특별취재팀이 거기에 답하려는 시도 중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연재 기획 '무너진 교실: 딥페이크 그후'가 그것이다. (한국일보는 내가 언론사 '딥페이크 TF' 유무를 수소문할 때 유일하게 “있다”는 얘길 들은 곳이다.) 친밀한 지인으로부터 딥페이크 가해를 겪고 피해자가 마주한 현실과 심경,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한 10대 남성들이 딥페이크 제작과 유포에 이르는 과정을 피해자, 경찰, 변호사 등 사건 관계자 인터뷰와 함께 학교폭력 조치결정 통보서, 판결문 같은 자료를 광범위하게 분석한 보도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우리를 너무 모른다. 다른 무엇보다 지금 발 디딘 곳의 얘기를 '정확히 자세하게' 알려는 시도가 먼저여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일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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