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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가 처음 투자를 받았던 2019년 연간 거래액은 1000억원대였다. 이듬해 3800억원으로 껑충 뛰기 시작하더니 올해 에이블리 거래액은 상반기에만 가뿐히 1조원을 돌파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간 거래액 2조원을 앞두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MAU는 약 879만명으로, 앱 시장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4년 연속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전문몰 앱’ 1위에 올랐다.
매출 역시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에이블 포스코미소금융 리 매출은 2595억원으로 여성 패션 플랫폼 1위를 기록, 2위(1650억원)인 카카오스타일과 약 1000억원에 가까운 격차를 벌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에이블리는 2022년 744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뒤집고 지난해 패션 플랫폼 중 유일하게 33억원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개인파산자격조건 에이블리는 알리바바 외에도 12월 기준 총 32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여성 패션 앱으로 시작, 남성·일본 플랫폼 등으로 전장을 넓히는 에이블리. 사진은 강석훈 대표. (에이블리 제공)
幼馴染 에이블리 창업자 누구?
창업자는 강석훈 대표.
‘왓챠’의 공동 창업자 출신 강 대표가 2018년 3월 선보인 스타일 커머스 앱이 에이블리다. 참고로 사명은 ‘Able(할 수 있는)’에 ‘Y(접미사)’가 결합한 것으로 ‘입점 셀러, 유저, 그리고 에이블리 구성원까지 에이블리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연체정보 이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더 나은 삶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 대표는 ‘왓챠’의 공동 창업자 시절, AI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를 ‘취향’을 발굴하고 패션 상품을 권해주는 쪽으로 접목하면 괜찮은 이커머스 무기가 될 수 있겠다 해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강 대표는 “단순히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성공 가능성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채용 이 높은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다”며 “이커머스 시장에 이미 여러 경쟁자가 존재했음에도,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며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해 기존 플레이어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AI 개인화 추천 기술이란 이용자가 접속할 때마다 각자 취향에 맞춤형 페이지를 제공하며, 유사 취향을 가진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한 교차 추천 서비스를 뜻한다. 이를 통해 패션, 뷰티, 라이프, 푸드 등 카테고리 간 경계를 허물며 전환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강 대표는 창업 초기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스타트업 경영 핵심은 ‘오각형 스펙’이라고 판단했다. 오각형 스펙이란 글로벌 역량, 수익성, 사업성, 기술력, 맨파워를 뜻한다. 이런 기조 아래 일본, 북미, 동남아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 K패션과 K뷰티를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패션 앱 ‘아무드’를 통해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더불어 ‘계획된 적자’ 대신 수익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에이블리는 올해 연간 거래액 2조원 돌파를 앞둘 정도로 성장, ‘규모의 경제’를 만들며 플랫폼 흑자전환에 성공, 재무 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돌려놨다.
“여성 패션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사업성을 따져봐서 남성 패션 플랫폼 ‘4910’과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에이블리페이’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게 됐습니다. 더불어 15년간 개인화 기술을 연구한 전문가들이 개발한 AI 추천 알고리즘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전문가 집단을 두루 확보, 맨파워를 키우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강석훈 대표)
패션을 넘어서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가 여성 패션 앱으로만 인식되면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2021년부터 사업 다각화에 착수, 고객군을 넓혔다.
지금은 대세가 된 K뷰티를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3월 버티컬 플랫폼 중 가장 먼저 도입했다. 에이블리 뷰티관 거래액은 2021년 3월 출시 반년 만에 30배(3190%), 1년 만에 66배(6508%) 증가하며 J커브 성장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 뷰티는 빠른 속도로 쌓이는 ‘뷰티 전용 리뷰’와 선론칭, 컬래버 등 입점 브랜드사와의 활발한 협업으로 일종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고, MZ세대 ‘모바일 화장대’로 자리매김했다”고 소개했다.
‘라이프’ 카테고리 성장세도 뚜렷하다. 2022년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거래액이 380% 증가했다. 특히 폰 케이스, 워치 스트랩, 그립 톡, 헤드폰 등 디지털 액세서리가 패션의 일부로 자리 잡으며 마치 의류를 쇼핑하듯 계절에 따라, 취향에 따라 구매하는 이가 급증하고 있다.
더불어 에이블리에서는 식품도 팔기 시작했다. 물론 육류, 채소 등 장보기 식품은 아니다. 푸드 카테고리에는 두바이 초콜릿, 약과, 버터 바, 레터링 케이크 등 MZ세대 인기 간식을 취향에 맞춰 구매할 수 있도록 푸드관 라인업을 구성했다. 에이블리가 올해 4월부터 인기 디저트 브랜드와 손잡고 다양한 간식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가 흥행하며 ‘온라인 간식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회사 관계자는 “8월 푸드관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290%) 늘었으며, 주문 수는 315% 급증했다. 지난 1~8월 에이블리 푸드 카테고리의 월평균 거래액 증가율은 2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때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푸드, 디지털, 뷰티 등을 넘나드는 고객에게 카테고리 간 추천을 통해 에이블리 내 교차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8월 기준 ‘패션-뷰티’ 카테고리 상품을 동시에 구매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 ‘뷰티-라이프’ 교차 구매 거래액은 70% 늘었다.
남성 패션 앱 ‘4910’의 선전도 에이블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올해 10월 주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1905%) 증가, 거래액은 11배 이상(1010%) 증가하며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했다. 와이즈앱 기준 10월 기준 4910 사용자 수는 115만명을 넘어서며 단숨에 남성 패션 플랫폼 2위로 올라섰을 정도다.
위기 극복의 힘은 ‘원팀’
지금에 이르기까지 강 대표에게도 위기가 여러 번 있었다. 당장 왓챠 퇴사 후 막막함, 에이블리 전에 시작한 서비스 ‘반할라’에서 에이블리로 피벗팅(사업 전환) 후 두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2022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며 재무적으로 위기를 맞은 시절도 있었다. 최근 투자 유치 후에도 외부에서는 여전히 “누적 적자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며 물음표를 덧붙이기도 한다. 강 대표는 ‘원팀’으로 위기를 이겨내봤기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의 ‘믿음’과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기준 약 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인데 ‘앞으로 6개월 만에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모든 팀원들이 한마음으로 믿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누구보다 뜨겁게 실행했고 실제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이건 ‘원팀’의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봅니다. 말은 쉽지만 행동이 어려운 것이니까요. 매년 반복되는 기적과 같은 결실을 일궈낸 바 있기에 앞으로의 여정에도 자신이 있습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9호 (2024.12.18~2024.12.24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