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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하늘에 종소리 퍼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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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상보 작성일19-08-27 05:59 조회1,0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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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시간이 찾아왔다.
가자가자 저 언덕 너머로.
꾸물대지 말고 어서 가자.
옷은 무엇 때문에 입으려 하느냐.
육신은 왜 챙기느냐.

가져갈 게 남아있거든
쓰레기통에 버려버려라.
기억을 가슴에 품지 마라.

가져갈 것은
남몰래 베푼 자선뿐,
이번에는 그것도 버려버리자.
하늘에 종소리 퍼지듯
가자가자 저 언덕 너머로.
처서가 지나니까 하늘이 높아졌다.

그동안 세상사가 하도 시끄러워서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다.

맑고 투명한 하늘을 올려다보니 문득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과연 내 삶은 어떠했는가?

하늘나라로 갈 시간이 찾아왔을 때, 나는 과연 하늘 보기에 부끄러움은 없었는가?

나는 하늘나라에 갈 때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결국, 아무것도 가져갈 수가 없다. 허울뿐인 옷도 육신도 필요 없다.

가져갈 게 남아있거든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기억조차 가슴에 품지 마라.

그리고 남몰래 베푼 자선마저도 버려버리자.

그런데 우리는 이승에서 부와 명예, 권력에 집착한다.

부와 명예, 권력은 하늘나라에서 필요치 않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영혼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맑은 종소리이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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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 일가 각종 편법 의혹 / 머리 좋은 사람들이 벌이는 / ‘이기주의 종합백화점’ 같아 / 정부, 국민 목소리 귀 담아야

한국인에게 근대적 개인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꿈인가. 우리는 아직 전통사회의 혈연, 지연, 학연의 족벌주의와 당파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당파에 의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한국인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 개인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낸 근대사의 집단신드롬이 바로 ‘민중(떼거지)’이라는 말의 등장이다. 민중이라는 말은 한민족이 마르크시즘의 세례를 받으면서 만들어낸 정체불명의 말(인민도 대중도 국민도 아닌)이다. 민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개인, 혹은 엘리트일까. 만약 엘리트라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처음부터 자기부정 속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박정진 문화평론가
한국인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유학을 하면 할수록 자기부정 속에 빠지게 된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미국 유학한 엘리트들이 미국사대주의에 빠지거나 아니면 반미주의자가 되는 심각한 정신분열증(심리적 이중성)에 시달리는 학자들이다. 아마도 그 뿌리는 조선조부터 길들여온 오랜 중국사대주의의 문화적 타성에 있을 것이다. 성리학과 과거시험에 의해 단련된 인문학의 기술주의(외우기)는 오늘날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I think)’가 없는 인문학은 오늘날도 법조문만 외는 율사들, 동서양 고전에 정통한 인문기술자들, 그리고 탐관오리가 되는 위선적 엘리트들을 양산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단순모방(학습)을 해도 그것의 수단적 성질 때문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인문학은 모방만을 하면 사대주의와 자기부정 속에 빠지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니 수많은 박사논문은 스승이나 심사위원의 프레임에 갇힌 재탕이나 짜깁기 수준을 벗어날 수 없고, 논문은 나오자마자 쓰레기가 된다. 한국의 인문학 전체에 주인(나)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한국의 인문학이 만들어낸 것이 고작 민중신학, 민중문학, 민중사회학, 민중사학이라는 것이다. 이런 지적 풍토에서 창조적 소수는 숨 쉴 공간이 없다.

법무장관에 내정된 전 민정수석(대통령비서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국(曺國)씨를 두고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또 한 번 냄비를 끓고 있다. 그와 그의 가족 친족들이 벌인 기상천외의 삶의 편법과 기술(범법, 탈법, 적법, 합법, 특권)을 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머리 좋은 사람들이 벌이는 이기(이익)주의의 종합백화점을 보는 것 같다. 돈 버는 기술만 있을 뿐인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 건강한 개인(민주, 시민)이 없는 산업사회가 벌이는 온갖 부정적인 행태들의 파노라마를 보노라면 현기증이 난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그 나쁜 기술들을 사용하면서 살아온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조국(曺國)을 위한, 조국(弔國)을 향한, 조국(祖國)의 자기부정을 보노라면 정말 젊을 때 사노맹(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 출신답다는 평가를 하게 된다. 그에게서 어떤 이데올로기의 광기나 일관성을 보면 섬뜩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어떤 사람보다도 자본주의와 부정부패에 잘 적응된 인물(민정수석 두 달 만에 조국가족 사모펀드 조성)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그는 재산의 사회환원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것은 위선인가 광기인가 교활함인가. 이코노믹(economic) 애니멀(animal)과 폴리틱(politic) 애니멀(animal)을 합친 괴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머리 좋고 잘생긴 한 사람을 어떻게 저런 흉물스러운 강남좌파로 길러놓았는지, 교육과정을 한탄하게 된다. 조국은 누구의 아바타인가, 아니면 우리 모두의 아바타가 조국인가.

율사망국론과 함께 ‘국가 없는 국민(한국)’, ‘국민 없는 국가(북한)’, ‘국가(國家) 아닌 가국론(家國論)’을 주장해온 필자로서는 조국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시 한 번 종래 주장이 옳음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진로 가운데 가장 심려되는 것은 전체주의적 속성이다. 전통농업사회의 가족주의(족벌주의)가 근대 산업사회로 옮아가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개인(시민)이 매몰되고, 전체가 부상하는 전체주의(민중)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창조적 소수엘리트가 숨 쉴 수 없는 우리 사회는 이미 늪이다. 재벌기업들이 벌어오는 수익으로, 그 알량한 생산성으로 국민소득 3만달러의 우리 사회를 유지할 수 없다. 개인이 보다 더 창조적이고 생산적이 되지 않으면 곤두박질칠 일만 남았다. 그럼에도 오늘의 정치권력은 포퓰리즘과 함께 동맹·이웃나라와 불화를 획책하고 있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이제 종북(從北)은 놀랄 말도 아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마치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듯한 제스처와 말들을 노골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역사와 철학을 스스로 쓰지 못하는 나라, 짜깁기 인문학과 기술학의 나라가 역사에서 오래 지속되는 일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자기 기만과 배반과 비굴 속에 빠져 있다. 광화문에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 집회를 해도 신문방송에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것은 철옹성 같은 절망의 벽이며, 스스로 만든 감옥이다. 사통팔달 매스미디어 인터넷 강국, 스마트폰 천국의 나라에 불통과 통제가 웬 말인가. 우리는 스스로 전체주의를 받아들일 태세가 된 것인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속성이 노예였다는 말인가. 암담하다.

박정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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