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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모래 낀듯 이물감…백내장 수술 뒤 안구건조증 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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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어림 작성일19-10-19 02:02 조회9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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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환자 10명 중 2명 꼴 발생
방부제 성분 있는 안약이 큰 원인
안구 표면 손상 회복돼도 증상 지속
석 달 이상 치료, 인공눈물 써야


라이프 클리닉

나이가 들면서 눈이 노화해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백내장 수술을 받는다. 요즘 백내장 수술은 빠르고 안전한 수술이다. 수술 장비·기구·의학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다. 이젠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와 노안 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도입돼 백내장 수술 시 난시나 노안도 교정(백내장 굴절 수술)할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 후 많은 환자가 “모래가 들어간 것 같다” “뭐가 한 꺼풀 끼어있는 것 같다”며 불편감을 호소한다. 어떤 환자는 이런 불편감이 해소되지 않아 여러 병원을 찾아다닌다. 안구건조증은 백내장 수술 후 가장 빈번한 합병증이다. 필자가 치료한 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백내장 수술 전후 안구건조증 증상을 조사해봤다. 수술 후 한 달째,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환자가 수술 전 40%에서 수술 후 87%로 증가했고, 건조감·이물감 등의 증상은 수술 전 25~60%의 환자에게 보였으나 수술 후 53~80%로 증가했다. 또한 가끔 잘 안 보인다는 증상이 수술 전 32%에서 수술 후 47%로 증가했다.

각막 절개·소독 약제 등이 악영향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안구표면, 특히 눈물층의 균형이 깨진 결과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16%다. 나이와 안과적 수술 여부, 스트레스, 갑상샘질환 그리고 고학력 등이 위험인자다.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은 사람의 약 43%가 안구건조증을 겪는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 후에도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는 수술의 결과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로 인해 수술 전 안구건조증이 있던 환자는 건조증이 더욱 악화하고, 안구건조증이 없던 환자도 약 20%는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첫째, 각막 절개로 인해 각막 신경의 손상과 신경회로의 차단으로 눈물 생성이 감소한다. 하지만 최근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작게 절개하고 있어 그 영향은 크지 않아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둘째, 수술 전후에 사용하는 약제, 특히 방부제 성분의 독성 반응이다. 안약의 방부제 성분이 각막상피세포와 결막의 술잔세포(눈물층의 점액성분을 만드는 세포)를 손상해 눈물층이 불안정해져 눈물이 빨리 마르는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 수술할 때 안구 표면에 가해지는 손상과 이로 인한 염증 반응이다. 수술에 사용하는 소독 약제(포비돈)가 술잔세포를 포함한 안구표면세포를 손상해 눈물층의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현미경 불빛에 포함된 자외선이 안구표면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 염증세포가 침범해 안구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다. 수술시간이 길어질수록 결막의 술잔세포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하고 눈물층의 불안정성도 증가한다. 따라서 수술 현미경의 불빛을 가능한 한 약하게 하고 수술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안구건조증 예방에 중요하다.

넷째, 수술 후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눈물층에 기름을 공급하는 샘)의 기능장애를 들 수 있다. 백내장 수술 후 마이봄샘 입구가 수술 전보다 좁아져 지방 분비량이 줄면서 눈물층이 불안정해져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특히 수술 전 안구건조증이 있던 환자, 당뇨병이 있던 환자에서 더 심하다. 수술 후 2개월이 지나도 수술 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다섯째, 신경병성 통증이다. 백내장 수술 후 안구표면의 손상이나 눈물층의 불안정이 없어도 안구건조증이 심한 환자가 있다. 이땐 수술 중 발생한 각막 감각신경 손상이 신경회로의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작은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해 안구건조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백내장 수술 후 발생한 안구건조증 치료는 일반적인 안구건조증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 후에는 여러 안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방부제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가능한 약제 사용 기간을 줄이고 무방부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수술 후 점안하는 안약과 병행해 인공눈물을 충분히 넣어 눈물층을 안정화하고 안구 표면의 윤활작용을 도와야 한다. 그리고 마이봄샘의 기능 저하를 회복시키기 위해 눈꺼풀의 온찜질과 세정을 같이 하면 더 좋다.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항염증제제를 같이 점안해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눈물점 마개를 이용해 눈물의 배출을 억제해 줄 수 있다.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이들 약제와 더불어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조기에 병행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 후 안구표면의 손상이나 눈물층의 불안정은 보통 2개월에서 3개월이면 수술 전 상태로 회복되지만, 안구건조증은 3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는 3개월 이상 충분히 하는 게 좋다.

수술 시간 짧게, 외상 최소화해야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우선 수술 전 안구건조증이 있는지 검사하고, 진단되면 치료약제를 수술 전에 충분히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상태면 백내장 수술 전 검사가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일단 수술을 미루고 충분히 치료한 후에 안구표면이 안정화되면 다시 검사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할 때는 수술 시간을 짧게 하고 안구표면에 가해지는 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방부제 성분을 함유한 약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금하고, 사용하는 약제의 사용 기간을 줄이며 가급적 무방부제 안약을 사용하도록 한다.

김현승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 교수
198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미국 베일러대학 객원 연구원(Cullen Eye Institute)으로 건조증의 원인과 관련된 기초연구를 진행했다. 백내장·각막이식이 전문분야다. 현재 가톨릭대 안과학교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회장, 대한안과학회 고시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콘택트렌즈학회·한국각막질환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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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 어른들이랑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나오다 그만 미아가 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 눈물범벅이 되어 펑펑 운 어린 나. 어머니와 생이별을 당한 소년의 공포와 좌절감은 내 마음속에서 여전히 울고 있는 외로운 아이와 함께 남았다.

그런데 정말로 길을 잃지 않았더라도 미아가 된 기억을 가질 수 있다. 미아가 된 내 기억 역시 진짜 기억인지는 자신이 없다. 기억 연구의 대가인 미국 UC 어바인대의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교수는 잘못된 기억 주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실험적 연구를 여럿 해왔다.

실험실에서 열네 살 소년 크리스에게 어릴 때 쇼핑몰에서 미아가 된 일이 있다는 거짓 정보를 일러주었다. 그런 기억이 없다는 크리스에게 곰곰 기억을 잘 더듬어 보라고 했다. 그러고서 며칠 지나 진행한 인터뷰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길을 잃은 것 같다고 기억을 되살리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기억에 대한 확신감도 높아졌다. 몇 주 뒤에는 점점 더 기억에 살이 붙어 그 당시 세부적인 상황을 묘사하기까지 했다.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초래하는 거짓 기억을 심는 심리 실험은 연구윤리의 엄격한 기준 때문에 지금은 불가능하다. 그런 기준이 덜 정립되었던 1990년대였기에 이 같은 실험도 가능했던 모양이다.

어린아이 시절의 기억은 어른이 된 뒤의 기억보다 특히나 더 쉽게 오도될 수 있다. 다 큰 뒤에는 네댓 살 이전 기억은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망각 말고도 "아동기 기억상실"이라는 특수한 현상 때문이다. 하여, 생애 첫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정말 아련한 기억 저편, 위험과 신비로 가득 찬 태초의 세계를 더듬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유년기 기억을 건드려 오도시키기 더 쉬워질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암시적 유도에 잘 따라가는 취약함이 있기 때문이다.

"너 다리 밑에서 주워다 키운 것 아니? 네 엄마는 지금도 돈암동 개천 다리 밑에서 거지로 살고 있는데 그건 몰랐지?"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집에 놀러온 짓궂은 이모가 이렇게 나를 놀렸다. 출생의 슬픈 비밀을 알게 된 나는 엄마를 찾으러 흐느끼면서 대문을 나섰다. 이모가 포복절도하면서 나를 막아설 때 그제야 놀림감이 됐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대성통곡을 끝으로 그 이벤트를 마무리한 그날의 기억 역시 떠올릴 때마다 가슴을 조이는 아픔으로 남았다.

간혹 아이들의 기억 문제가 재판의 쟁점으로 등장하는 일이 있다. 아동 성폭력과 같은 재판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 어린아이들도 스스로의 기억을 가지고 진실을 말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의 기억은 현실 감각이 흐려지거나 나쁜 외부적 영향 앞에서 휘둘릴 수 있는 취약함을 보인다. 그 때문에 자칫 진상을 밝히는 길이 막히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범죄 피해를 언제 어떤 경위로 입었는지, 범인이 누구인지, 나아가 실제 범죄 피해가 있기나 한 것인지 등 매우 혼미한 수사와 재판이 왕왕 벌어지곤 한다. 그래서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 진술은 수사 초기 시점부터 오염이 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레 다루어져야 한다. 실제 범죄가 없었음에도 공연한 닦달 속에서 범죄 피해의 거짓 기억이 심어져 평생 트라우마 속에서 사는 일이 있다면 이 또한 큰 문제다.

재판이 벌어지는 법정은 그야말로 기억과의 한판 승부처다. "지금부터 증인은 기억나는 대로 증언해야 합니다. 기억과 다른 증언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습니다. 기억이 나는데도 기억이 없다고 하는 것도 위증입니다." "지금 기억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기억이 없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런 일이 아예 없었다는 것인가요?" 오늘도 법원의 법정에서는 이런 말이 수도 없이 반복돼 되뇌어진다.

어디 법정 재판만 그러랴. 우리의 일상 역시 기억과의 힘겨운 싸움으로 점철돼 있다. 내가 갖게 된 이 생각, 기억이 정말 진짜 내 것인지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내가 나비의 꿈을 꾸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인지. 이 맑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길 잃은 마음을 추슬러 본다.

[김상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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