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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과 소녀’ 302억원 낙찰3년전 스스로 파쇄 유명해져경매에서 낙찰과 동시에 절반가량이 파쇄돼 화제가 됐던 현대미술 작가 뱅크시의 작품이 14일(현지시간) 1870만 파운드(약 302억5000만 원)에 팔렸다. 파쇄된 지 3년 만에 거의 20배로 오른 가격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사진)가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아시아의 한 수집가에게 1870만 파운드에 낙찰됐다. 경매에서 거래된 뱅크시의 작품 중 최고가다. 이 작품은 지난 2018년 10월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2000파운드에 한 유럽인 수집가에게 낙찰됐는데 당시 낙찰이 결정되자마자 액자 테두리에 숨겨져 있던 파쇄기가 작동하면서 절반가량이 파쇄됐다. 이는 뱅크시가 직접 의도한 것으로, 뱅크시는 경매 현장에 몰래 잠입해 리모컨을 통해 파쇄기를 원격 작동시켰다고 이후에 공개했다. 당시 뱅크시는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도 창조적인 욕구”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후 뱅크시는 이 작품에 ‘사랑은 쓰레기통에 있다’라는 새 제목을 붙였다. 이 작품이 3년 만에 다시 경매에 나오자 400만∼600만 파운드(64억∼97억 원)에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낙찰가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뱅크시는 약 20년째 자신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영국의 스트리트 예술가로, 영국 전역의 건물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한 그라피티를 통해 반전, 탈권위, 반자본주의 등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