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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전경. 조시영 기자광주 건물 붕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7명이 사건 병합 후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 부장판사)는 18일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시공업체, 하청·재하청 업체 관계자와 감리 등 공범 7명과 업체 3곳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이들은 원청 시공업체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서모(57)씨·공무부장 노모(57)씨·안전부장 김모(56)씨, 하청업체 한솔기업 현장소장 강모(28)씨, 재하청 업체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49)씨, 재하청 업체 백솔건설 대표 겸 굴착기 기사 조모(47)씨, 감리 차모(59·여)씨 등 7명과 현대산업개발·한솔기업·백솔건설 등 업체 3곳이다.이들은 철거 공정 전반에 대해 안전 관리와 감독 등을 소홀히 해 지난 6월 9일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를 일으켜 시내버스 탑승자 9명을 숨지게 하고, 8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이들 피고인들은 그동안 4곳의 재판부에서 각각 재판을 받았으나 같은 쟁점을 다루고 있어 하나의 재판부로 병합됐다.현대산업개발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건축물 관리법 상 현대산업개발과 같은 도급인에게 주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씨는 "석면 해체 관련 현장 대리인으로 지정됐을 뿐"이라며 "전체 건물 해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는 없었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한솔 측 변호인은 "건물 해체 방법을 지키지 않은 일부 과실은 인정하나 건물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과다 살수 관련 과실의 인과 관계를 인정하지만,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백솔 대표 겸 굴착기 기사 조씨는 "재하청 업체로 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신호수를 고용해 이동차량의 정차를 유도했고 직접 살수 조치를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이날 법정에 출석해 "가해 업체와 관련자들이 참사 초기 입장과 달리 피해 회복을 도외시 한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회복을 하고 나서 법리적으로 다투는 게 도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재판부는 11월 1일 오전 10시 30분 다음 기일을 열고 피고인들에 대한 증거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