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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정 작성일26-10-14 23:57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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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필자가 가까이하는 책은 환경 분야의 전공서적, 프랑크푸르트 학파 관련 철학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관한 책들이다.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어떤 공동체에서 살아야 하며, 그 공동체를 다음 세대에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 발터 벤야민의 삶은 이 질문을 더욱 아프게 한다. 나치의 박해를 피해 망명길에 올랐던 그는 1940년 스페인 국경도시 포르트보에서 강제송환의 위협 속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국경 관리들이 동행자들의 통과를 허용하면서, 함께 온 이들은 피난길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자신은 끝내 넘지 못한 생존의 문턱을 동행자들은 넘어선 것이다. 그의 비극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지 못한 시대의 상처로 남아 있다. 억울하게 희생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삶에서도 같은 물음이 떠오른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그 발전은 누구의 삶을 지키는가. 환경을 지키고 사회적 가치를 나누며, 시민의 참여와 협력으로 포항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ESG사회. /AI생성 이미지·유성찬 제공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경제에서 사회적 가치와 참여의 거버넌스로 이어지는 ESG사회의 미래. /AI 생성이미지·유성찬 제공 필자는 이러한 독서에서 사회적 가치의 무게를 배운다. ESG의 S, 곧 사회적 가치를 어느 한 사상가나 학파가 만들어 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과 권리, 연대와 책임을 지키려 했던 오랜 노력은 오늘의 ESG를 이해하는 중요한 바탕이다. 환경을 연구하는 일과 역사 속 고통을 기억하는 일은 공동체의 삶을 지키려는 책임 속에서 만난다. 환경공학은 그 책임을 구체적인 기술로 발전시켜 왔다. 수질오염을 줄이는 하수처리시설, 대기오염을 낮추는 집진·정화시설,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기술은 생활환경을 개선했다. 다이옥신과 중금속의 위해를 밝히고 관리하는 일도 과학의 성과다. 물론 모든 오염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기술과 규제, 감시와 시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환경 개선의 성과도 커졌다. 기후위기는 여기서 한층 더 넓은 대응을 요구한다. 특정 공장의 배출구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기를 생산하고 철을 만들며, 자동차로 이동하고 건물을 냉난방하는 일까지 온실가스 배출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무료충전야마토 .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는 국경과 행정구역을 가리지 않는다. 한 지역의 생산과 소비가 다른 지역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기후위기에 해결할 방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문제는 이를 충분한 규모와 속도로 실행하는 일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는 인간 활동,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일으켰음을 분명히 밝혔다. 과학이 확인한 사실에 응답하려면 산업과 에너지, 생활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과학의 발전에서 배울 .은 현상 사이의 관계를 살피는 태도다.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를 하나의 이론적 체계로 설명했고, 빛을 전자기파로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 상대성이론도 시간과 공간, 운동과 중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부분을 깊이 연구하면서도 그 부분이 다른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묻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해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회가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현상에 관한 설명이 곧 사회의 윤리나 제도를 결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관계와 상호작용을 살피는 과학의 태도는 기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장의 탄소배출, 기업의 투자, 노동자의 일자리, 주민의 건강을 각각 떼어 놓고서는 전환의 방향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자연과학에서 사회적 과제로 넘어가는 지.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으며 배출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알려 준다. 그러나 어떤 사업에 먼저 투자할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전환 과정에서 누구를 보호할지는 사회가 함께 결정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경제를 바꾸고, 그 변화를 공정하게 이끌 협력의 질서를 요구한다. 탄소중립 경제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며, 자원을 다시 쓰고, 탄소배출이 적은 생산공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RE100도 이 흐름에 속한다. 다만 전력의 전환과 함께 원료·공정·운송에서 발생하는 배출까지 줄여야 산업 전체의 탄소중립에 가까워질 수 있다. 철강도시 포항에서 이 과제는 더욱 절실하다. 바다이야기 불법 포항의 용광로는 대한민국 산업화와 지역의 삶을 떠받쳐 왔다. 이제는 그 성과를 이어 가면서 석탄에 의존하는 제철 방식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포스코가 개발하는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 내는 과정에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철을 만드는 기술의 변화가 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묻고 있다. 그러나 제철공정만 바꾼다고 저탄소 철강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의 배출을 줄이고, 전기용융로에 필요한 저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전력망과 수소 공급망, 항만과 저장시설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수소환원제철은 기업의 기술개발인 동시에 에너지와 산업의 기반을 함께 바꾸는 공동의 과제다. 이 전환의 성패는 사회적 가치에도 달려 있다. 새 설비가 들어서는 동안 노동자의 숙련과 일자리는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협력업체는 새로운 공정에 적응할 자금과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가. 주민은 환경과 안전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얻고 있는가. 탄소감축의 성과가 커져도 그 과정에서 사람의 삶이 무너지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 하기 어렵다. 환경을 뜻하는 E와 사회를 뜻하는 S가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노동자의 재교육과 안전한 일터, 협력업체의 기술전환 지원, 공정한 거래와 지역 일자리의 유지가 탄소중립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전환의 부담을 힘이 약한 사람에게 먼저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사회적 가치는 환경정책에 덧붙이는 장식이 아니라, 그 정책을 지속시키는 실질적인 조건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키워 왔다. 책임은 기부와 봉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동과 인권, 환경보호와 소비자 안전, 협력업체와의 거래에도 담겨야 한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경영과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틀이다. 좋은 일을 했다는 홍보를 넘어 일상적인 생산과 투자, 거래의 결과를 살피게 한다. 여기서 거버넌스가 중요해진다. 기업 차원에서 G는 이사회의 책임과 경영의 투명성, 감시와 견제를 포함하는 지배구조를 뜻한다. 이를 지역공동체의 협력으로 넓혀 생각하면, 공동의 문제를 누가 어떤 절차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이 된다. 필자가 지향하는 ESG사회는 이 질문을 지역의 운영과 일상으로 확장하는 사회다. 알라딘추천 협력은 여러 기관의 이름을 나란히 적는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들으며, 결정의 이유와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노동자와 주민, 중소 협력업체가 의견을 실제 계획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수평적 참여란 각자의 책임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힘의 차이 때문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일이다. 공급망에서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탄소감축을 요구하면서 그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을 외면한다면 동반성장은 멀어진다. 공동 연구와 설비 개선, 교육과 금융 지원을 통해 전환할 능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 공급망이 단순한 납품 관계를 넘어 지식과 부담, 성과를 나누는 협력망이 될 때 탄소중립과 공동체의 발전이 연결된다. 포항에서는 ‘산업·에너지 전환협의회’를 통해 이러한 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다. 포항시와 경북도, 포스코와 협력업체, 대학과 연구기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전력·수소 공급, 노동자 교육, 기업 전환,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하나의 계획으로 논의해야 한다. 회의 개최에 그치지 않고 사업별 책임과 일정을 정해 시민에게 진행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 ESG사회는 제철소 담장 밖의 일상에서도 만들어진다. 공영주차장의 태양광은 에너지 생산과 시민 편의를 함께 살피고, 도시숲은 나무의 수와 함께 폭염에 취약한 주민에게 돌아갈 그늘을 생각해야 한다. 대중교통과 자원순환도 환경 개선과 생활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민이 계획과 관리에 참여할 때 환경사업은 공동체의 신뢰를 키우는 일이 된다. 필자는 환경을 공부하며 자연의 한계를 배우고, 철학과 역사를 읽으며 인간의 존엄을 생각한다. 그 배움은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닌 사회적 존재라는 자각으로 이어진다. 탄소중립은 다음 세대의 삶을 지키는 약속이며, 사회적 가치와 협력은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다. ESG사회는 자연을 지키는 노력과 사람을 존중하는 질서를 함께 세워 가는 공동체다. 포항의 미래는 철을 얼마나 생산하는가와 함께, 어떤 에너지로 생산하고 누구와 성과를 나누는가에 달려 있다. 환경과 탄소중립을 근간으로 노동과 인권을 존중하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넓히며 공동체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의 성장과 시민의 삶, 지역의 자연을 함께 지키는 ESG사회로 나아가자. 그 방향을 우리의 선택과 제도, 일상 속에 새기는 일이 오늘 포항의 과제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ef="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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